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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만성질환 바로 알기 - 혈압이 높으시네요

by 스마일 만지 202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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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기준 한국의 사망자가 21%가 순환기계질환으로 사망했다. 이는 암 다음으로 가장 큰 사망원인으로, 인구 1,000명당 1~2명 정도에 해당한다. 이 중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며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사망자의 7.7%를 차지한다.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모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고혈압이다. 게다가 고혈압성질환 자체로 인한 사망 또한 상당한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고혈압이 우리의 삶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장질환은 상당히 다양한 질환을 포괄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심장질환이 가장 대표적이고, 그 외에 부정맥, 심부전, 심장판막질환 등이 있다. 이들 질환 모두 동맥혈관의 가장 안쪽 세포층인 내피세포의 기능이상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다.

 

고혈압은 내피세포의 기능을 반영한다. 따라서 고혈압의 원인을 이해하고 혈압을 약 없이 정상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으면 허혈성심장질환뿐만 아니라 부정맥, 심부전, 심장판막질환 등 다양한 심장질환들 또한 예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발생하는 뇌혈관질환 역시 약 없이 혈압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으면 그로 인한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혈압이 높으시네요."라고 말하면 반사적으로 "그럼 약을 먹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 하지만 그전에 잠시 여유를 가지고 왜 혈압이 올라갔는지부터 고민할 필요가 있다. 증상을 없애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원인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고혈압은 혈관의 기능이 떨어져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심장이 피를 짜줄 때 혈관이 잘 늘어나면 혈압이 올라가지 않지만, 잘 늘어나지 않으면 혈압이 점점 올라간다. 그러므로 혈압이 높으면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진 원인부터 아아봐야 한다.

혈압은 심장에서 펌프질 하는 혈액의 양과 그 혈액을 받아들이는 동맥의 저항에 의해 결정된다. 단, 안정 시 심장에서 펌프질 하는 혈액의 양은 거의 변화가 없으므로 안정 시 혈압은 결국 동맥의 저항, 즉 동맥이 좁아지거나 뻣뻣해진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때 동맥의 뻣뻣함 혹은 탄력성을 조절하는 곳이 내피세포다. 내피세포는 혈관에 혈액량이 늘어나는 것을 감지하고 일산화질소를 분비해 동맥을 확정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런 내피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 일산화질소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혈관이 덜 확장된다. 이런 상태를 '내피세포 기능장애'라고 한다.

정리하면, 혈압이 높다는 것은 내피세포의 기능장애로 인해 혈관이 뻣뻣해졌다는 뜻이다.

 

혈관을 뻣뻣하게 만드는 원인은 흡연, 혈중 콜레스테롤, 높은 혈중 중성지방, 높은 혈당, 신체활동 부족, 과도한 음주, 과도한 염분 섭취,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 아주 다양하다. 따라서 혈압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생활습관을 살피고 해당되는 원인을 찾아낸 다음 약을 먹을지, 원일을 없앨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언급한 위험 요인들은 모두 스스로의 선택으로 없앨 수 있는 것이다. 흡연이 너무 좋고, 술이 너무 좋고, 기름지고 달고 짠 음식이 너무 좋아 평생 약을 복용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들을 포기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다. 다만, 본인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충분히 인지하고 결과 또한 감수해야 한다. 약을 복용하고 싶지 않다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문제 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된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그 어떤 약물보다 확실한 효과가 있다.

 

자연식물식을 실천하면 대부분 2~3주 이내에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당이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동시에 혈압도 떨어진다. 경미하게 혈압이 높았던 경우에는 약물 복용 중단을 고려할 수 있을 정도로 혈압이 떨어진다.

담배를 피우면 1시간가량 내피세포의 기능이 마비된다. 그리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4시간가량 내피세포의 기능이 마비된다. 그런데 담배를 피우고 1시간 정도 지나면 담배를 또 피우고 싶어지고, 기름진 음식을 먹고 4시간 정도 지나면 음식, 대게는 기름진 음식을 또 먹게 된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어느새 수십 년이 흐르면 혈관이 어떤 상태가 될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문제행동을 하지 않으면 내피세포의 기능은 신속히 회복된다.

 

많은 사람들이 지중해식 식단 혹은 올리브유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올리브유도 내피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기는 매한가지다. 빵을 올리브유에 찍어 먹으면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머핀, 치즈케이크 등 다른 고지방 식사와 마찬가지로 내피세포의 기능이 40% 정도 마비된다. 물론 고지방 식사를 하거나 올리브유를 먹을 때 비타민C나 비타민E 같은 항산화성분 혹은 발사믹식초 등을 같이 섭취하면 내피세포 기능장애가 어느 정도 완화된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감안하면, 1960년대 지중해 지역 사람들이 미국인이나 영국인에 비해 심혈관질환이 적었던 이유는 올리브유 때문이 아니라 신선한 채소, 과일과 발사믹식초 등의 음식들 덕분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올리브유뿐만 아니라 팜유, 콩기름 등 식물성 식용유 모두 열을 가하든 가하지 않든 내피세포의 기능을 비슷한 정도로 마비시킨다. 그러니 올리브유, 카놀라유, 콩기름, 들기름, 참기름 등 이른바 '건강한' 식물성 기름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 식용유, 설탕을 먹지 않고, 담배를 끊고, 적당히 신체활동을 늘리면 혈관에 들러붙어 있던 죽상경화반이 줄어들거나 사라진다. 설사 혈관에 죽사경화반이 남아 있더라도 내피세포의 기능이 향상되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심장이나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허혈성심장질환과 뇌경색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 혈압이 정상화되면서 뇌출혈 위험도 감소한다. 아울러 심장의 부담이 감소하면서 부정맥, 심장판막질환, 심장비대, 심부전 등도 증상이 감소하거나 사라진다.

 

참고로, 심혈관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중 콜드웰 에셀스틴 박사의 저지방 자연식물식 식단을 따른 사람들의 뇌심혈관질환 재발률은 0.6%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지중해식 식단을 따른 환자들의 재발률은 6.4%, 특별한 식이 개입을 하지 않은 환자들의 재발률은 20~30% 수준이었다. 이 중 어떤 확률의 식단을 선택할지는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그 선택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잘 알아야 한다. 재발 확률이 가장 낮은 저지방 자연식물 식단을 선택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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