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 정보

만성질환 바로 알기 -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

by 스마일 만지 2024. 10. 6.
반응형

 

체중은 민감한 주제다. 의학적으로 체중은 과체중, 비만, 고도비만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객관적인 지표이지만, 외모와 연결됨으로써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만은 자기 절제가 안되거나 자기 관리는 못했다는 선입견과도 연결됨으로써 체중에 대해 언급하는 것만으로 심한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비만한 사람들은 자기 관리나 자기 절제가 잘 되지 않는 문제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나 삶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음식을 찾거나, 비만 같은 자신의 문제보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우선시하는 등의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인지행동치료적 접근과 동기 유발 상담이 동반되어야 체중조절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본격적인 비만치료를 결심했다면 일단 무엇 때문에 체중이 느는지에 대한 정확한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체중 조절을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식사량을 줄인다. 하지만 바쁜 일상 중에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기는 쉽지 않으며, 무턱대고 식사량을 줄이면 얼마 못 가 예전에 먹던 대로 먹어버리게 된다. 그러면 잠시 빠지나 싶었던 체중이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전보다 더 증가한다.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 중'이지만 한국인의 34.7%가 비만이고, 30대 남성은 무려 51.5%가 비만이다.

체중조절 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체중은 살찌는 음식을 먹을 때만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살찌는 음식을 계속 먹는 한 아무리 운동을 해도 잠시 살이 빠지다 다시 찌게 된다. 반면, 살찌는 음식을 먹지 않으면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체중이 쉽게 빠진다. 도대체 '살찌는 음식'은 무엇인가? 살찌는 음식은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하는 동물성 단백질, 식용유, 설탕이다. 이런 음식들을 먹으면 인슐린저항성이 유발되어 어떤 음식을 먹어도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이 된다. 참고로, 한국인이 이 음식들을 현재의 10~50분의 1 수준으로 먹었던 과거에는 비만이 없었다.

 

그렇다면 뭘 먹어야 할까? 밥이나 녹말 식품, 그리고 채소, 과일, 약간의 콩류 및 견과류를 먹으면 된다. 애써 양을 줄일 필요도 없다. 충분히 배가 찼다고 느낄 정도로 먹어도 살은 저절로 빠진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 식용유, 설탕 등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하는 음식만 먹지 않으면 근육세포의 지방이 사라지면서 점점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바뀌고, 중추신경계의 인슐린저항성이 개선되어 인슐린에 의한 식욕 억제 작용 또한 제대로 작동하게 된다. 경험상 이런 권고를 착실히 따르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1주일에 0.5~1kg 정도 체중을 감량한다. 물론 빠질 체중이 적은 사람들은 적게, 많은 사람들은 많이 빠진다.

 

운동도 중요하다. 하지만 체중 감량에 있어서 운동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운동의 강도를 높이고 양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추가로 소모할 수 있는 칼로리는 200kcal 정도가 최대치다. 이 이상 운동을 하면 우리 몸은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해 당장에 필요하지 않은 신체반응을 줄이거나, 운동 후 서 있기보다는 앉거나 눕게 만들거나, 수면을 유도함으로써 다른 영역의 에너지 소모를 줄이게 된다. 이와 같이 운동을 많이 해도 에너지 소모가 그만큼 증가하지 않는 현상을 '운동 역설'이라고 한다. 200kcal는 식빵 2조각, 밥 1/2~2/3공기, 라면 1/3~1/2개, 나초 10개에 해당하는 칼로리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보상 심리로 또는 허기가 돌아서 조금이라도 더 먹으면 칼로리 면에서 그날 운동은 공친 것이나 다름없다. 운동을 열심히 해도 어느 수준이상이 되면 살이 잘 빠지지 않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체중을 조절하려면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운동은 몸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자신감, 성취감 같은 기분을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식이조절과 운동의 역할을 명확히 이해하면 체중조절을 위해 강도 높은 운동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 앉아있거나 누워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4시간 걷고 2시간 서 있는 등의 방법으로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 1시간 동안 열심히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인슐린저항성도 더 많이 개선한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 건강관리를 포기하고 있다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될 수 있으면 서 있는 등의 실천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계단을 이용하거나 입구에서 먼 곳에 주차를 하는 등의 신체활동을 늘리는 실천도 시작하자. 이런 일상적인 시도들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 물론 본격적인 운동을 할 여건이 된다면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당연히 더 좋다.

 

하지만 잘못된 식사법은 노력에 비해 체중 감량 효과를 줄이고 건강을 망가트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유행하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실천하면 초기에 어느 정도의 체중이 감소할 수 있지만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등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감소한 체중만큼 지표들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거보다 체중이 감소했지만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등이 호전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식단을 어떻게 관리했냐고 물으면 대부분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늘렸다고 답을 한다.

 

물론 탄수화물 중에서도 엄격하게 줄여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당분이다. 하지만 당분뿐만 아니라 건강한 탄수화물인 녹말 식품까지 줄여 혈당이 감소하면, 우리 몸은 간과 근육에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을 분해하거나 근육의 단백질을 분해해 포도당을 만들기 시작한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각각 전체 칼로리의 5%와 20% 미만으로 제한하고, 나머지 칼로리를 지방으로 섭취하는 등 엄격한 식단을 유지하지 않으면 근육이 분해되는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저탄고지 다이어트에서 초기 2주간 급격하게 체중이 감소하는 것은 지방이 분해된 것이 아니라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고 근육이 분해된 결과일 뿐이다. 이 과정에서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변비, 두통, 입냄새, 근육경련, 설사, 전신쇠약감, 안면홍조 등의 부작용을 13~68%의 확률로 경험할 수 있다. 그나마 2주가 지나면 체중 감량 효과도 점점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특히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 장기적으로 인슐린저항성과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하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확률을 비롯해 전체적인 사망률도 증가하게 된다.

그렇다면 고지방 고단백 식단으로 일시적이나마 체중이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지방 고단백 식단은 음식이 위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포만감을 유도해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 결과 섭취 칼로리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초기에 급격한 체중 감량 이후에 이루어지는 체중 감소는 주로 이와 같은 섭취 칼로리 감소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무한정 칼로리를 제한할 수 없으므로 칼로리 섭취량이 다시 늘어나면 요요현상이 발생한다. 때문에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몇 주안에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선택하지 말아야 할 다이어트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탄수화물 다어이트로 체중을 감량하고 싶다면, 1~2개월 정도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한 후에 정체기가 오면 반대로 자연식물식과 같은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단으로 바꾸는 것을 추천한다. 자연식물식이 지속가능한 체중 감량과 건강 유지에 훨씬 더 유리하게 때문이다. 게다가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통해 각종 가공식품을 먹지 않은 것에 익숙해지고, 평소 많이 먹지 않던 채소 섭취를 즐길 수 있게 되면 보다 어렵지 않게 자연식물식 식단으로 넘어올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근육을 키우기 위해 일부러 체중을 늘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닭가슴살, 계란, 단백질파우더를 챙겨 먹는다. 하지만 이럴 경우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요산수치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자연식물식 식단은 저탄고지 다이어트 이상의 체중 감량 및 근육 증량 효과가 있다. 그리고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혈당, 간효소수치, 요산 등 모든 임상지표도 확연히 개선시킨다. 체중이 감소하고 근육량이 늘었는데 임상검사 결과가 악화되거나 호전되지 않는다면 저탄수화물 고단백 고지방 식단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