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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성조숙증과 각종 생식기계 질환이란

by 스마일 만지 2024.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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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초경과 함께 증가 추세에 있는 문제가 있다. 바로 성조숙증이다.

성조숙증은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에 유방 발달, 남아의 경우 만 9세 이전에 음모 발달, 고환 크기 증가 등의 사춘기 현상이 시작되는 것을 말한다. 남아는 고환의 부피가 4mL 이상 커지는 것이 첫 신호인데, 전문가가 아닌 이상 확인하기 쉽지 않다. 반면, 여아의 유방 발육 및 초경은 누구나 쉽게 인지할 수 있어서 주로 여아의 성조숙증이 주된 관심을 받는다.

2008~2014년 한국 청소년의 10만 명당 성조숙증 발생률은 남자의 경우 1.6명에서 14.7, 여자의 경우 89.4명에서 415.3명으로, 불과 6년 만에 남녀 각각 9.2, 4.7배나 증가했다. 그 결과 2014년에는 10만 명당 성조숙증 유병률이 남녀 각각 30.1, 946.4명에 달하게 되었다. 이는 여아 100명당 1명꼴로 성조숙증 환자라는 것을 뜻한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급격한 변화에 영양, 빛 공해,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등의 환경적 요인이 기여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에서도 특히 환경호르몬이 주목받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체내호르몬과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어 정상적인 호르몬 작용을 교란시키는 화학물질을 뜻한다. 프탈레이트, 비스페놀, 다이옥신, 다염화비페닐, 브롬화난연재, DDT,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 등이 여성호르몬 유사작용을 하거나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사춘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호르몬은 노출되는 시기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환경호르몬이 자궁 안에서 노출되면 장기 발달에 영향을 미쳐 선천성이상, 특히 생식기계이상 및 자궁내막증,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의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 또 출생 후 모유와 음식을 통해 노출되면 신경·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비만, 성조숙증, 조기초경 등의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

2008~2014년에 한국의 선천성기형은 매년 9.1%씩 증가해 2014년에는 신생아 1만 명당 563.6명이 선천성 이상을 안고 태어났다. 신생아 생식기계이상의 경우 남아에서 더 자주 발견되는데, 잠복고환과 요도하열은 매년 각각 8.2%, 6.7%씩 증가해 2014년 남자 신생아 1만 명당 76.2, 15.3명의 빈도로 발생했다.

특히 요도하열은 요도구멍이 정상적인 위치가 아닌 남자 성기의 아랫부분에 위치한 상태로 남성의 여성화 및 생식능력 저하와 관련 있어 중요하다. 요도하열이 있는 경우 항문 생식기 간 거리도 짧아지는데, AGD가 짧은 남성들은 정자 수가 적고 정자 농도와 운동성도 낮아 생식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AGD는 프탈레이트 노출 수준이 높을수록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프탈레이트가 남성호르몬 억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AGD는 발생 초기 자궁 안에서 태아가 남성호르몬에 노출되어 생식선이 발달하는 정도를 반영한다. 이 시기에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남성 생식기 발달이 방해를 받아 짧은 AGD, 요도하열, 생식능력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 프탈레이트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랩, 페트병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 및 개인 위생용품들을 통해 노출된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만 있어야 할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밖에도 존재하는 질환으로, 가임기 여성의 10~15%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발생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월경혈이 난관을 통해 역류하면서 자궁내막세포가 골반 안에 안착해 발생한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증상은 자궁내막조직이 어디 있는지에 따라 다양하다. 대장 주변에 있으면 설사 또는 변비, 배변 중 통증, 방광 주변에 있으면 배뇨통, 치골 위 통증, 절박뇨, 난소 주변에 있으면 극심한 급성통증, 반복적인 출혈에 의한 자궁내막종 형성, 불임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증상은 심한 하복부통증이다.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하복부통증 혹은 진통제로 조절되지 않는 심한 월경통이 있는 여성의 40~80%에서 자궁내막증이 확인된다.

과거 한국에서 자궁내막증은 흔한 질병이 아니었다. 인구 1,000명당 자궁내막증 유병률은 20021.2명에서 20133.5명으로 3배 정도 증가했고, 연령대별로는 20대에 급격하게 증가해 30~34세에서 가장 높았다. 자궁내막증이 증가한 세대의 초경연령, 출산 횟수, 월경주기 감소로 인해 월경 횟수가 증가하면서 월경혈 역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 추정되나, 지난 수십 년간 환경호르몬 노출증가의 영향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환경호르몬 중 반감기가 짧은 프탈레이트나 비스페놀 A는 플라스틱 용기, , 비닐 포장 음식, , 통조림 등을 통해 노출될 수 있고, 반감기가 긴 다이옥신, 다염화비페닐, 과불화탄소, 브롬화난연재, DDT 등은 먹이사슬을 통해 농축되어 노출된다. 반감기가 짧은 환경호르몬은 노출을 중단하고 1주일 정도만 지나면 체내에서 거의 사라지지만, 반감기가 긴 환경호르몬은 체내에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잔류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반감기가 긴 환경호르몬은 주로 동물성 식품에서 발견되는데, 그 이유를 해양 조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환경호르몬이 바다로 유입된다. 이 환경호르몬은 바닷물을 섭취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에서 농축되고, 이 식물성 플랑크톤을 섭취한 동물성 플랑크톤에서 또다시 농축되고, 이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는 크릴이나 무척추동물에서 또다시 농축된다. 그리고 이 동물들을 먹는 작은 어류들에 의해 다시 농축되고, 이 어류들을 먹는 더 큰 어류들에서 또 농축된다. 그 결과 큰 어류들에서는 환경호르몬이 바닷물에서의 농도보다 수십만~수백만 배 농축된다.

육지에서도 마찬가지다. 흙이나 하천에 잔류하던 오염물질이 동물에 농축된다. 그리고 먹이사슬의 가장 끝에 있는 인간이 고기, 생선, 계란, 우유 등의 동물성 식품을 먹으면 농축된 환경호르몬이 인체에서 다시 농축된다. 사람들이 다이옥신에 노출되는 주된 경로가 소고기, 우유, 유제품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인체에 농축된 환경호르몬은 모유를 통해 신생아에게 전달된다. 결과적으로, 세대를 거듭하면서 환경호르몬 노출이 증가하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도 증가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 산모들의 모유에서도 다이옥신, 다염화비페닐, 과불화탄소, DDT, 브롬화난연재 등 다양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고 있다. 우리나라 산모들의 모유 속 환경호르몬 농도는 대부분 허용치 미만이지만, 유사 작용을 하는 다양한 환경호르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연구가 미비하다. 실제 현실에서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모유의 환경호르몬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모유를 통한 환경호르몬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는,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배제한 식단을 유지할 경우 다이옥신 농도가 3분의 1 정도로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다양한 생식기계 관련 문제들은 과거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식능력을 떨어뜨려 우리 사회의 재생산을 방해할 수 있다.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내분비 교란을 초래하는 화학물질 사용 및 노출이 증가했고, 이 화학물질이 농축된 동물성 식품 섭취 또한 증가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생식기계 문제의 원인을 교정할 수 있는 실마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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