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란 ?
2018년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28.3%다. 고혈압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사는 1998년에서 시작되었는데, 당시 유병률은 29.8%로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 20년 전부터 한국 성인 3~4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였고, 1990년대 후반에 고혈압 유병률이 이미 정점에 도달한 것이다.
1990년 전국 단위 조사에서 고혈압 유병률은 20% 수준이었고, 1976년 춘천 지역 고혈압 유병률은 8.1~9.5% 수준에 불과했다. 19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비감염성질환 사망자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고혈압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혈압 또한 과거 고혈압이 지금보다 매우 적었던 시절 한국인의 특성을 참고해야 성공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고혈압의 기준>
현재 상식처럼 알려진 고혈압 기준인 140/90이다.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이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이라고 한다. 하지만 고혈압 기준은 시대별로 계속 변해왔다. 현재의 기준은 1988년 미국의 고혈압 가이드라인 합동재정위원회에서 발표한 것이다. 당시 세계보건기구는 160/95를 ‘확정역고혈압’ 기준으로 제시하고, 합동재정위원회에서 1기 고혈압으로 분류한 수축기 혈압 140~159mmHg, 이완기 혈압 90~95mmHg 범위의 혈압상태를 ‘경계성고혈압’이라는 보다 느슨한 용어로 불렀다.
1960년대만 해도 높은 혈압을 건강 이상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고혈압 기준은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도 꽤 높았다. 합동재정위원회도 1977년 첫 번째 고혈압 기준을 발표할 때는 이완기 혈압 105mmHg 이상만 고혈압으로 정의했다. 이후 1980년에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도 경증 고혈압으로 정의하기 시작했고, 1984년에서야 이완기 혈압이 90mmHg 미만이더라도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인 경우 경계성고혈압으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1988년에 이르러 우리에게 익숙한 140/90 기준이 확립되었다.
하지만 2017년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심장협회는 고혈압 합동가이드라인을 통해 130/80을 새로운 고혈압 기준으로 제시했다.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을 목표로 치료한 집중치료군이 140mmHg 미만을 목표로 치료한 표준치료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25% 적었고, 총사망률 또한 27% 적었기 때문이다.
심혈관질환이란 ?
고혈압 증가와 함께 고혈압과 관련된 심혈관질환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국립의료원을 비롯해 전국 병원에 심장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들 중 고혈압성심장질환 환자 비율이 1950년대 26.4%에서 1995년 65.5%로 2배 이상 증가했고, 관상동맥성심장질환도 같은 기간 2.8%에서 6.2%로 비슷한 비율로 증가했다. 이런 변화는 이후의 사망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사망 통계는 1983년부터 제공되기 시작해 그 이전의 건강 상태 지표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 이후의 건강 상태 변화 추세를 파악하는 데는 유용하다.
사망 통계의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데, 심근경색 사망률은 1983년 1.6명에서 2018년 19.1명으로 35년간 11.9배 증가 했고, 같은 기간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2.3명에서 28.3명으로 12.3배 증가했다. 반면, 고혈압성심장질환은 47.3명에서 11.8명으로 1990년대까지 급격히 감소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소폭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심지어 1950년대 한국인의 혈관에는 동맥경화가 전혀 없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미군과 한국군을 부검한 연구에서 평균 연령 22.3세였던 미군의 77.3%에서 죽상동맥경화가 관찰되었지만, 한국군에서는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다양한 자료들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심혈관질환은 1960년대에 서서히 증가하다 1970년대 이후 급격하게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1990년대에 시작된 적극적 혈압강하제치료 덕분에 고혈압 자체에 의한 질환은 감소했지만, 혈관에 눌어붙은 콜레스테롤과 그로 인한 혈액순환장애로 발생하는 허혈성심장질환 및 심근경색은 급격히 증가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심장질환은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다. 그렇지만 1960년대 이후 한국에서 진행된 생활 습관 관련 변화를 이해하면 앞서 설명한 다른 질환들처럼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또한 10~2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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