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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알아두면 좋은 영양생리의 기초 - 지방

by 스마일 만지 2024.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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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탄수화물과 마찬가지로 탄소, 수소, 산소로 구성된 화합물질로,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에 비해 더 많은 칼로리를 가지고 있다. 지방의 칼로리는 1g당 9kcal로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2배 이상이다. 우리 몸은 여분의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한다. 그리고 지방은 물에 녹지 않아서 세포막이나 세포 내 소기관을 둘러싸는 막의 성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최근 '케톤 다이어트, 저탄고지 다이어트' 등 지방과 관련된 우려스러운 주장들이 대두되고 있어 지방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거짓 주장에 속지 않을 수 있다.

 

지방을 표현하는 용어로 크게 지질, 지방, 기름이 있다. 지질은 주로 학문적 영역에서 화학적으로 물질을 지칭할 때 쓰이는 용어이고 지방과 기름을 포괄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지방은 상온에서 고체인 지질을 뜻하고 기름은 상온에서 액체인 지질을 뜻하는데, 일상적으로 '지방'이라는 용어가 대표로 사용된다. 보통 동물성 식품의 지방은 고체, 식물성 식품의 지방은 액체다. 동물성 지방에는 포화지방이 많고, 식물성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이 많다. 지방을 구분할 때 사용하는 '포화/불포화'라는 용어는 지방을 구성하는 지방산의 특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지방은 주로 글리세롤 1분자에 지방산분자 3개가 에스터결합된 중성지방 형태로 존재기 때문에, 지방을 구성하는 지방산의 특성에 의해 지방의 특성이 결정된다.

 

지방산은 주로 탄소와 수소로 구성된다. 머리에 해당하는 카르복시기와 꼬리에 해당하는 메틸기 사이에 탄소와 수소가 사슬처럼 반복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화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지방산은 4~28개 사이의 짝수 개의 탄소를 가지고 있고, 탄소의 개수에 따라 짧은사슬(3~7개), 중간사슬(8~13개), 긴사슬(14~20개), 매우긴사슬(21개 이상)로 구분된다. 단, 다가불포화지방산의 경우 탄소 개수 25개 이상부터 '초장쇄'로 구분한다. 포화지방산은 탄소 개수가 많을수록 지방산 사이의 인력이 커지고 녹는점이 높아져 탄소 개수가 10개 이상이 되면 상온에서 고체상태가 된다.

지방산은 탄소사슬이 수소로 가득 차 있는지 여부에 따라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으로 구분된다. 이 중 불포화지방산은 탄소에 결합된 수소가 구부러진 형태이며 시스형, 곧은 형태이면 트랜스형으로 구분한다. 자연계 대부분의 불포화지방산은 시스형이라 불포화지방산이 많아질 경우 지방산 사이의 인력이 약해져 상온에서 액체상태가 되거나 산소와 만나 변질되기 쉽다. 식품업계는 불포화지방산이 가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랜스형으로 구조를 바꾸고 상온에서 고체이면서 잘 변질되지 않는 마가린, 쇼트닝, 경화유 등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트랜스지방이다.

하지만 트랜스지방은 혈중 LDL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트랜스지방을 전체 칼로리의 1% 미만으로 섭취하도록 권고한다. 트랜스지방은 심혈관질환 외에도 유방암, 대장암,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등 여러 가지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의심받는다.

 

트랜스지방은 가공식품업체의 필요에 의해 개발된 만큼 다양한 가공식품에 들어 있다. 쿠키, 도넛, 비스킷, 페이스트리, 케이크, 아이싱, 파이, 머핀, 스콘, 냉동피자 등 다양한 제과 제빵 식품, 전자레인지 팝콘, 감자튀김, 감자침 등 각종 튀김류, 각종 스프레드류, 마가린 등에서 트랜스지방이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우유, 치즈, 요거트, 아이스크림, 소고기, 돼지고기, 달고기, 계란 등에도 트랜스지방이 있다. 그래서 가공식품을 먹지 않더라도 동물성 식품을 통해 트랜스지방을 섭취할 수 있고, 이렇게 동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트랜스지방은 전체 트랜스지방의 20%에 달한다.

우유나 유제품, 소고기 등의 트랜스지방은 반추동물의 장내세균에 의해 합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추동물에서 합성된 트랜스지방은 여성의 심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급성심장사로 인한 사망 위험과 남성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우유나 유제품, 소고기를 멀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인 셈이다. 소 이외의 동물성 식품에도 트랜스지방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가축 사료로 사용되는 과자박(제조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한 제과 제빵 부산물)도 그 원인일 수 있다. 과자박은 젖을 뗀 새끼 돼지의 체중을 급격히 올릴 때 유용하다고 알려져 널리 사용된다.

 

불포화지방산의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는 오메가3 혹은 오메가6지방산이다. 이 중 필수지방산은 오메가3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과 오메가6지방산인 레놀렌산 둘뿐이다. EPA, DHA 등 생선기름이나 크릴오일에 풍부하다고 알려진 오메가3지방산은 필수지방산이 아니다. 이들 EPA, DHA 같은 오메가3지방산은 ALA에 이중결합을 더 만드는 방식으로 체내에서 합성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변수가 있다. ALA나 LA는 이중결합을 추가할 때 필요한 효소를 두고 경쟁을 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ALA보다 LA 섭취가 많으면 EPA, DHA 합성이 줄어든다. 과거 인류는 LA 섭취가 현저히 많다. 그러다 보니 ALA에서 EPA, DHA 합성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배경을 무시한 채 ALA를 많이 먹어도 EPA, DHA 합성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생선기름이나 크릴오일 등을 통해 EPA, DHA를 보충할 게 아니라 LA, 즉 오메가6지방산 섭취를 줄여야 한다.

 

그렇다면 왜 현대인은 과거보다 오메가6지방산 섭취가 이렇게나 많이 늘었을까? 그 이유는 축산과 식용유 때문이다. 현재 사육되는 대부분의 소는 체중이 빨리 늘 수 있도록 옥수수나 콩으로 만든 사료를 먹는다. 그런데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나 콩 및 여타 작물에는 오메가6가 매우 많다. 지난 수십 년간 오메가6가 가득한 사료를 먹고 자란 동물의 고기, 젖, 알을 10배 이상 많이 섭취함으로써 동물성 식품에서 비롯된 오메가6지방산 양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사료 제조 과정에서 생산된 식물성 기름이 '식용유'로 유통되면서 식물성 기름 섭취량도 수십 배 증가했다. 그 결과 현대인은 오메가6지방을 과거보다 수십 배 더 많이 먹게 되었고, 이로 인해 오메가3지방이 우리 몸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게 되었다.

오메가6와 오메가3 비율이 왜 중요할까? 오메가6는 우리 몸에서 염증을 증폭시키는 재료로 사용되고, 오메가3는 염증을 적절히 조절하는 재료로 사용된다. 그래서 이 비율이 증가하면 우리 몸은 염증이 폭발하기 쉬운 화약고 같은 상태가 된다. 다시 말해, 아주 작은 불똥이 튀어도 큰 불이 붙고 쉽게 꺼지지 않는 체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각종 자가면역질환, 동맥경화, 비염, 천식, 관절염 등 각종 염증성질환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한국영양학회는 필수지방산인 LA를 전체 칼로리의 4~10%, ALA를 1%가량 섭취하기를 권한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에서는 LA와 ALA를 각각 2~3%, 0.5~0.6% 권장한다. 한국영양학회는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필수지방도 과하게 권장하고 있다. 오메가3 하면 많은 사람들은 생선을 떠올리지만 필수 오메가3지방산인 ALA는 각종 곡물, 채소류, 콩류, 특히 들깨나 아마씨, 치아씨 등에 매우 풍부하다. 아울러 이 음식들에는 오메가6필수지방산인 LA 또한 적절히 들어 있다. 그래서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동물성 식품과 식용유를 배제하고 자연상태 혹은 가공이 덜 된 식물성 식품으로 다양하게 섭취하면 필수지방산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세계보건기구나 한국 모두 지방을 전체 칼로리의 15~30% 섭취할 것을 권하지만, 이는 너무 높은 기준이다. 자연식물식은 보통 전체 칼로리의 10% 수준의 지방 섭취를 권장한다. 그리고 필수지방은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인 LA 2~3%, ALA 0.5~0.6% 수준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들깨로 2,600kcal를 섭취할 경우 오메가3지방을 무려 121.4g 섭취하게 된다. 보통 생선기름 캡슐에 1g의 오메가3지방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들깨 4g만 섭취해도 1g의 오메가를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EPA, DHA 형태가 아니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메가6를 과하게 섭취하지만 않으면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 ALA에서 EPA와 DHA가 합성된다. 고춧잎, 모시잎, 시금치, 매생이 등 푸른 잎채소와 해조류의 오메가3 칼로리 비율은 4~9%로 들깨, 치아씨 다음으로 높다. 과일 중에는 씨앗을 함께 먹는 키위에 오메가3가 많다. 반면에, 오메가3가 많다고 소문난 등 푸른 생선의 대표 주자인 고등어의 오메가3 칼로리 비율은 0.4%에 불과한 데다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이 과도하게 많다. 지방을 줄였다는 저지방 우유도 칼로리 대비 포화지방 비율이 여전히 높고, 칼로리 대비 콜레스테롤 비율은 더 증가한다.

지방과 관련해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지방이 매우 다양한 지방산들의 혼합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동물성 지방에는 포화지방만 있다거나, 식물성 지방에는 불포화지방만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모든 지방은 포화지방, 단가불포화지방, 다가불포화지방, 오메가3지방산, 오메가6지방산, 단쇄·중쇄·장쇄지방산 등이 혼합되어 있다. 단지 특정 지방산이 많고 적고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건강하게 지방을 섭취하는 방법은 콜레스테롤이 없고, 포화지방이 적고, 오메가3지방산이 많고, 오메가6지방산이 적당히 있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다. 단, 이런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전체 식단의 지방 칼로리가 10%를 과도하게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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