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많이 드시나요?"라고?" 질문한다.
"생선은 많이 먹죠. 고기보다. 생선이 좋다고 해서 일부러 챙겨 먹어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생선도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일 수 있고, 등 푸른 생선의 대표 격인 고등어는 삼겹살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뼈 건강을 위해 매끼 멸치를 챙겨 먹는 사람들에게서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를 많이 본다.
이런 사람들은 식단을 건강하게 관리한다고 스스로 굳게 믿는 경향이 있어서, 자신들의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생선 탓이 아니라 가족력이나 본인의 체질 탓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식단을 바꾸기보다 약물 복용을 선택하려 한다.
1960년대 130~140mg/dL 수준이었던 한국인의 평균 혈중 총콜레스테롤 농도가 1990년대 이후 190~200mg/dL 수준으로 50%가량 증가했다는 사실을 앞서 확인한 바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진 고기 섭취량이 증가했으니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한국인의 생선 섭취량이다.
생선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들에게 고기 대신 먹으라고 권고되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1961~2011년 사이 한국인의 생선 섭취량은 4배 증가했다. 생선 이외의 동물성 수산물까지 포함한 섭취량은 5배 증가했다.
그 결과 한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생선 및 기타 어패류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들 중 하나가 되었다. 더불어 한국인의 평균 혈중 콜레스테롤이 급격히 증가했고, 1960년대에 미미했던 당뇨병, 고혈압, 뇌심혈관질환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매우 바람직한 식사를 하고 있는 나라다.
미국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를 하루 평균 1인 50g 정도 덜 먹고, 생선류는 70g 이상, 기타 어패류는 110g 정도 더 먹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생선 및 기타 어패류는 닭고기와 함께 대표적인 '흰 고기'로 불리며 붉은 고기 대신 권장된다.
그럼에도 과연 현재의 한국이 미국이 바라는 이상적인 건강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한국은 미국보다 유방암, 전립선암,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낮기는 하다. 하지만 그 이유가 생선을 많이 먹어서는 아니다.
지금보다 생선을 훨씬 적게 먹었을 때 한국인의 유방암, 전립선암,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기 때문이다.
고등어는 삼겹살에 비해 지방 함량이 적지만 여전히 지방 칼로리 비율이 68.7%에 달한느 지방 덩어리다.
그리고 포화지방산 비율도 지방의 3분의 1이다. 오메가3 지방산 비율이 높기는 하나 콜레스테롤 함량은 삼겹살의 2배 정도다.
과연 이런 고등어를 건강에 좋다, 심혈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건강상태를 악화시키는 데 있어서는 고등어나 삼겹살이나 오십보백보다.
크기는 작아서 딱히 먹는다는 자각을 하지 못하는 멸치의 경우, 삼겹살이나 고등어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콜레스테롤 함량이 매우 높다. 멸치의 콜레스테롤은 삼겹살보다 10배 이상, 고등어보다 6배 이상 높다.
열심히 채식을 했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280mg/dL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환자가 있었다.
알고 보니 이 환자는 뼈 건강을 위해 칼슘을 섭취한다는 생각에 매일 멸치를 먹고 있었다.
멸치도 생선이라는 생각을 미처 못한 것이다. 덕분에 멸치의 어마어마한 콜레스테롤 함량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후 나름 열심히 채식을 하는데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떨어지지 않는 사람들 중 멸치를 무의식적으로 계속 먹고 있었던 사례를 심심찮게 찾아낼 수 있었다. 크기가 작다고 멸치를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1970년대 이후 생선 및 기타 어패류 섭취량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한국인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뇌심혈관질환, 유방암 및 전립선암, 치매 등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보면, 생선이 건강에 좋은 이유라고 제시되는 오메가3지방산이 심혈관계 및 신경계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져야 한다. 오메가3지방산의 효과는 매우 과장되어 있고 부작용도 만만찮다. 나는 다른 어떤 영양제보다 오메가3 보충제를 가장 먼저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권한다.
요컨데, 한국의 지난 50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고등어, 멸치를 포함한 생선 및 어패류도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와 거의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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